전통놀이

일제강점기와 한국의 전통 놀이 – 사라진 놀이와 변화된 놀이

idea6776 2025. 1. 30. 22:00

일제강점기(1910~1945)는 한국의 전통 문화가 급격한 변화를 겪은 시기이며, 특히 전통 놀이의 억압과 변형이 두드러졌습니다. 본 글에서는 일제의 식민 정책이 한국 전통 놀이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고, 사라진 놀이와 변화된 놀이의 사례를 통해 한국 놀이 문화의 변화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의 전통 놀이 – 사라진 놀이와 변화된 놀이

 

일제강점기 전통 놀이 탄압과 문화 말살 정책 

일제는 한국의 전통 문화를 말살하고 자국의 문화를 강제 이식하기 위해 다양한 탄압 정책을 시행하였습니다.

 

놀이 문화 역시 예외가 아니었으며, "황국신민화 정책" 아래 한국 고유의 놀이를 금지하고 일본식 놀이를 강요하는 정책이 추진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강강술래, 씨름, 연날리기 등 한국의 전통 놀이는 "미신적이고 비효율적인 놀이"로 간주되며 공식적으로 배척되었습니다. 특히 강강술래는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조선 여성들의 단합과 공동체 정신을 상징하는 문화였기 때문에 탄압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또한, 씨름과 같은 전통 스포츠는 한국인의 신체적 강건함과 민족적 자긍심을 높이는 요소로 해석되어 억압되었습니다.

 

반면, 일제는 일본식 놀이나 스포츠를 장려하여 한국의 전통 놀이를 대체하려 했습니다. 일본식 검도, 유도, 스모 등의 무술과 일본 전통 놀이인 고이노보리(こいのぼり, 잉어 깃발 놀이), 겐다마(けん玉, 일본식 공기놀이) 등이 학교와 관공서를 중심으로 확산되었습니다. 이러한 정책은 놀이를 통한 문화적 동화를 유도하고, 한국의 전통적 가치관을 약화시키려는 전략이었습니다.

 

사라진 전통 놀이 – 금지되거나 자연스럽게 소멸된 놀이 

일제강점기 동안 일부 전통 놀이는 적극적인 금지 조치로 인해 사라졌으며, 일부는 자연스럽게 쇠퇴하였습니다. 대표적으로 쥐불놀이, 달집태우기, 차전놀이 등이 그 예입니다.

 

쥐불놀이는 정월 대보름에 논과 밭의 해충을 없애고 풍년을 기원하는 전통 놀이였으나, 일제는 이를 "방화 위험이 크다"는 이유로 금지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한국의 농경 문화를 기반으로 한 공동체 의식을 약화시키려는 의도가 있었습니다.

 

달집태우기 또한 신년맞이 풍습으로, 달집을 태우며 한 해의 액운을 씻고 복을 기원하는 행사였습니다. 그러나 일본 당국은 "무속적이고 비과학적인 행사"라며 금지하였고, 그 대신 일본식 신사 참배를 강요하였습니다.

 

차전놀이는 남성들이 대규모로 나무 기둥을 들고 맞붙는 경기로, 집단적인 단합과 힘을 과시하는 요소가 있었습니다. 일제는 이를 "조선인들의 단결심을 강화할 수 있는 위험한 놀이"로 간주하여 억압하였습니다.

이처럼 일제강점기는 놀이를 단순한 오락이 아닌 민족 정체성과 결부된 문화 요소로 바라보고 이를 탄압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였습니다.

 

변화된 전통 놀이 – 일본식 요소가 가미된 놀이

일제강점기 동안 일부 한국 전통 놀이는 일본식 요소가 가미되면서 원형이 변형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윷놀이의 변화, 제기차기의 변형, 팽이치기의 일본화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윷놀이는 전통적으로 네 개의 윷가락을 던져 말판을 움직이는 놀이였으나,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식 보드게임의 영향을 받아 게임 방식이 다소 변형되었습니다. 특히 윷판의 형태나 말의 디자인이 일본식 놀이와 유사한 형태로 바뀌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윷 대신 주사위를 사용하는 방식이 도입되기도 하였습니다.

 

제기차기의 경우, 전통적인 닭털 제기 대신 일본식 가죽 공이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일본에서는 축구를 활용한 유사한 놀이가 있었고, 이를 조선 학교에서 장려하면서 기존의 제기차기가 점차 변형되었습니다.

 

팽이치기도 일본의 베이고마(ベーゴマ, 일본식 팽이)의 영향을 받아 크기와 재질이 변화되었습니다. 기존 한국의 나무 팽이와 달리, 일본식 금속 팽이가 유입되면서 경기 방식이 달라졌으며, 팽이의 회전 원리도 일본식 경기 규칙을 따르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놀이 문화를 통해 일본의 영향을 은연중에 확산시키려는 전략의 일환이었으며, 결과적으로 한국 전통 놀이의 원형이 일부 훼손되는 결과를 초래하였습니다.

 

전통 놀이의 부활과 계승 노력 

광복 이후, 사라졌거나 변화된 전통 놀이를 되찾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진행되었습니다. 특히 1970년대 이후 민속 문화 복원 운동이 활발해지면서, 전통 놀이도 다시 재조명되기 시작했습니다.

 

정부와 문화 단체들은 강강술래, 씨름, 윷놀이 등을 민속놀이로 지정하고 보급하였으며, 민속촌과 박물관을 중심으로 전통 놀이 체험 공간을 운영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또한, 학교 교육에서도 체육 시간이나 명절 행사에서 전통 놀이를 재도입하며 그 가치를 전승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전통 놀이 복원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AR(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하여 스마트폰에서 가상 윷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하거나, VR(가상현실)을 활용한 전통 놀이 체험 콘텐츠가 개발되는 등 현대적 방식으로 놀이를 계승하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가 남긴 전통 놀이의 상처와 미래 

일제강점기는 한국의 전통 놀이가 억압되고 변형된 시기였으며, 많은 놀이가 사라지거나 일본식 문화의 영향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광복 이후 전통 놀이 복원과 계승 노력이 지속되면서, 점차 한국의 고유한 놀이 문화가 다시 자리 잡을 수 있었습니다.

 

전통 놀이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 역사적, 문화적 정체성을 반영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따라서 앞으로도 한국 전통 놀이를 보존하고 현대적으로 계승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어야 하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시도가 더욱 활성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안타까운 과거를 교훈 삼아 우리의 문화를 지키고 발전시키는 것은, 후손들에게 물려줄 중요한 문화적 유산이 될 것입니다.